2012년 개봉한 변영주 감독의 영화 '화차'가 10주년을 맞아 「지선씨네마인드」 6회의 주인공이 되었다. 박지선 교수는 2022년 우리가 이 영화를 다시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지선씨네마인드 6회 영화 화차
화차 뜻
'화차(火車)'는 일본의 전설 속에서 악행을 저지른 망자를 태워 지옥을 향해 달리는 불 수레로 화차에 한 번 올라탄 자는 두 번 다시 내릴 수 없다고 한다.
화차 원작
화차는 일본의 미스터리 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제26회 올 요미모노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한 단편소설 '우리 이웃의 범죄'로 등단하여 수많은 명작 소설을 남겼다. '마술은 속삭인다', '나는 지갑이다', '크로스 파이어', '모방범' 등 다수의 작품이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화차 줄거리
비가 내리던 어느 날 부모님께 청첩장을 드리러 가는 길에 들른 휴게소에서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약혼녀 선영을 문호가 찾아 헤매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고 와 본 그녀의 집은 급하게 떠난 흔적이 역력하다. 문호의 걱정이 의심으로 바뀐 것도 이 순간부터이다. 문호는 집요하게 선영을 찾아 나선다. 그런데 그가 알아낸 것은 선영이 선영이 아니라는 것. 결국 그는 전직 형사였던 사촌 형을 찾아간다. 사촌 형 종근은 선영이 차경선이라는 것부터 진짜 선영은 엄마의 사망 보험금 수령 후 실종 상태라는 것, 그리고 차경선이 결혼에 실패했었다는 것 등 문호가 감당할 수 없는 '선영'의 실체를 파헤친다. 그리고 그녀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화차 다시보기 볼 수 있는 곳
영화 화차는 유튜브 영화와 네이버 시리즈온을 통해 볼 수 있다. 유튜브 영화에서 1주일 간 대여는 1550원, 구매는 6050원이다. 네이버 시리즈온에서는 1주일 간 대여는 1540원, 구매는 6050원이다. 왓챠에서는 이용권 구매시 무료로 다시보기를 할 수 있다.
지선씨네마인드 우리가 화차를 봐야 하는 이유
1.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포 중 하나가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문호는 결혼까지 하려고 했던 사람이지만 그녀의 이름조차 몰랐다. 이건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결혼까지 해서 아이까지 낳았지만 배우자는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었고 결혼식장에 왔던 시부모님은 대역 배우였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뉴스에서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또는 어떠한 다른 이유로 인해 자신의 신분과 경력을 속인 채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 그런 '현실파 화차'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는 말하고 있다. 유복한 환경에서 삶의 굴곡 한 번 없이 살아온 문호는 어떠한 경계심도 없이 경선을 대했고 그 결과는 너무도 가혹했다.
2.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공포
차경선은 전 직장에서 개인정보가 담긴 고객 리스트를 빼돌린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범행 대상을 물색한다. 너무도 많은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노출됐던 우리는 보이스피싱, 광고 전화에 어느새 굉장히 무감각해졌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은 중대범죄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는 큰 사회적 문제이다. 10년 전 영화 '화차'는 이 문제를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경선의 전 회사는 몇 개월에 걸친 고객 리스트가 통째로 사라진 것을 알고 있었지만 분량이 많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냥 덮어 버렸다. 그리고 그 일은 살인사건으로 이어졌다.
3. 스토킹에 대한 묘사
차경선은 자신의 목표가 정해지면 스토킹을 시작한다. 우편물을 뜯어보고 멀리서 대상을 지켜본다. 그리고 그 대상이 자신의 기준에 맞다고 생각하면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차경선은 자신의 표적이 된 사람의 일상 공간을 마구 휘저으며 그녀의 생활영역을 점점 침범한다. 10년이 지난 2022년 현재 스토킹 범죄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화차 결말
지선씨네 마인드의 출연한 변영주 감독의 말에 따르면 용산역에서 만난 문호와 차경선의 대화가 원래 시나리오와 다르다고 한다. 원래 시나리오는 차경선을 맞닥뜨린 문호가 경선에게 "너 누구야"라고 물으면 차경선은 굽신거리며 "죄송합니다, 잘못 보셨어요. 저 좀 지나가게 해 주세요"라고 하고 가는 것이었다고 한다. 변영주 감독이 문호를 연기한 배우 이선균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물었을 때 "너 나 사랑은 했나?"라고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배우 김민희에게 그럼 뭐라고 대답할 것이냐고 묻자 "사랑한다고는 못하죠."라고 해서 만들어진 장면이라고 한다.
문호에게는 "사랑"이었고 차경선에게는 비뚤어지고 잘못된 방식이지만 "생존"이었다. 변영주 감독이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차경선은 문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동물병원 앞에서 강아지들을 보고 있었던 당시의 '선영'에게 먼저 호감을 보인 것은 문호였다. 그리고 차경선은 진실을 알게 된 문호가 집요하게 당신을 찾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집요하게 찾아 헤맨 문호는 차경선이 살인범이라는 것을 알고도 "너로 살아. 절대 붙잡히지 마."라며 진심으로 차경선이 무사하기를 빌며 보내준다. 그리고 결국 철길로 몸을 던진 차경선을 보며 울부짖는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 본 적 없는 차경선이 죽었다 깨어나도 못 느낄 감정일 것이다.
영화 속 비하인드
"나비 머리핀, 공작나비 애벌레"
영화 속 차경선이 처음 휴게소에서 사라졌을 때 나비 머리핀을 떨어뜨리고 사라졌다. 그리고 그녀의 집에서는 공작나비 애벌레의 껍데기가 발견된다. 차경선은 나비를 애완용으로 기르고 싶어 했다고 한다. 화차에서 차경선의 "나비"는 양들의 침묵 "나방"과 연결된다. 양들의 침묵 연쇄살인범 버팔로 빌은 나방을 키웠고 그 나방을 보고 한니발은 이렇게 말한다. "나방이 갖는 의미는 변화지. 버팔로 빌 역시 변화를 갈구해." 차경선은 끊임없이 변화를 갈구했다. 차경선이 아닌 다른 누군가로 살고 싶어 했다. 바로 살인을 통해서.
"호두 엄마"
차경선의 마지막 범행 타깃은 바로 춘천에서 혼자 살고 있는 호두 엄마였다. 다행히 문호가 빠르게 눈치를 채서 호두 엄마는 살아날 수 있었다. 변영주 감독이 밝힌 호두 엄마의 비밀은 바로 호두의 이름이 바로 이선균의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에서 따온 이름이라는 것이다.
"법무법인 사무장 진선규"
배우 진선규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 변영주 감독은 진선규와 함께 영화를 꼭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원래 화차에서 사무장 역할은 50대였는데, 30대인 진선규에게 맞는 역할이 없어 50대였던 사무장의 역할을 진선규 배우에게 준 것. 또한 시나리오상 배역의 이름이 없었던 사무장 역할에 이름도 좋고 배우로서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진선규의 이름을 배역의 이름으로 그대로 사용했다고 한다.